자체 기술력·브랜드 기술력 승산 있어..최근 EV 사업부 신설,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 생태계 확장

아이오닉 5 티저.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5 티저. 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가 8일 애플과의 자율주행차량 개발 협의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지만, 이와 별개로 올해부터 자체 전기차 브랜드로 시장에 본격 승부수를 던질 예정이다.

해외 브랜드와의 협업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독자 기술력과 브랜드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승산이 높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3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 5'(IONIQ 5)를 다음달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5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로서 전기차의 새 시대를 열어갈 핵심 전략 차량으로 꼽힌다.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돼 차종에 따라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이하 WLTP 기준) 주행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신규 플랫폼이다.

현대디자인담당 이상엽 전무는 "아이오닉 5를 통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아이오닉 브랜드는 전기차 디자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아이오닉 같은 전용 전기차 브랜드는 론칭하지 않았지만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기차 CV(프로젝트명)를 오는 3월 전 세계 최초(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하고 오는 7월 국내와 유럽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S'에 따라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모빌리티 서비스 ▲목적 기반 차량(PBV)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2027년까지 7개의 새로운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롭게 선보일 제품들은 승용부터 SUV, MPV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모든 차급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돼 장거리 주행과 고속 충전 기술이 적용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친환경 티어 1(Tier 1)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며 "E-GMP에 기반한 신차 출시로 더욱 편리하고 안전할 뿐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매력적인 친환경 이동수단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사업 확장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의 일환으로 최근 별도의 독립된 EV 사업부를 신설해 전기차 관련 사업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2019년 3월 자율주행 차량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합작사 '모셔널'을 설립하고 내년 운전자의 조작 없이 운전이 가능한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의 기술을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편 이날 현대차·기아는 공시를 내고 애플카 협업설과 관련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애플에 전기차 사업 주도권을 빼앗길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며 "현대차그룹이 높은 하드웨어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만큼 소프트웨어적인 감성과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면 자체 브랜드로 더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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