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의료원 제공
한림대의료원 제공

영유아기는 경험에 따라 두뇌가 변화될 수 있는 신경가소성(neural plasticity)을 특징으로 빠른 변화가 이뤄지는 발달단계이다. 인간의 뇌는 생후 첫 2년 동안 급격하게 발달하여 만 3세 때 신경세포를 서로 이어주는 시냅스 연결망의 밀도와 형성이 최고치를 보인다. 이 같은 신경의 성숙과정으로 인해 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인 만 1~2세에 발달장애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성구 교수는 “과거에는 언어발달 지연의 경우 늦게 말하는 아이를 염두에 두고 치료를 만 3세 정도에 시작하는 경우가 흔했으나 이는 매우 늦은 시기”라며, “만 3세가 되면 이미 결정적 시기가 지나고 언어뿐 아니라 언어지연으로 인한 사회성 발달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시기로 가능한 한 빨리 만 1세 이전이라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발달장애 치료에는 부모의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이번 연구에서 발달장애아동의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발달장애 진단과 동시에 치료와 의료비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서 지적?자폐성장애인은 만 2세 이상부터, 척수?뇌병변장애인은 만 1세 이상부터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며, 장애인으로 등록돼야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외국에서는 발달장애 아동을 조기에 지원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단 한 가지 영역에서라도 또래보다 발달지연을 보이면 관계 기관의 조기 개입의 대상자가 되며, 지역센터에 문의전화를 한 순간부터 반드시 45일 이내에 이들을 돕기 위한 서비스가 시행돼야 한다고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 국내 장애아동 의료비 지원제도를 분석한 결과 현재 지자체 재량사업으로 의료비 지원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모든 발달장애 환자에게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지원을 기다리는 동안 치료의 결정적 시기를 놓칠 가능성도 있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발달장애 아동은 7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나, 장애판정 시기의 제한으로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부모들의 장애판정을 미루고자 하는 경향으로 인해 발달장애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발달장애를 겪고 있거나 예견되는 아동들이 조기 진단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상시 장애아동 의료비 지원제도가 신설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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