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4.5만주(액면분할로 1225만주)' 보고후 비공개..'7만전자' 전량처분시 평가액 8354억 "추가증여도 부담없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지분을 증여받아 이마트 최대주주에 오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거액의 증여세 납부라는 숙제를 앞두고 있다.
이와 맞물려 재계에선 한동안 잠잠했던 정 부회장의 삼성전자 주식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이 주당 7만원대, 이른바 '7만전자'를 향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정 부회장이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할 공산이 커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이 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지분 8.22%를 증여받은 정 부회장은 약 1917억원의 관련 증여세를 다음달 30일까지 납부하거나, 담보를 제공하고 연부연납(최장5년)해야 한다.
2006년 정 부회장과 그의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주식을 증여받았을 당시엔 현물(주식)로 증여세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대주주 지분(경영권)이 축소될 것을 우려해 현금으로 납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정 부회장의 재원으로는 광주신세계와 삼성전자 주식이 꼽힌다.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의 지분 52.08%(83만3330주)를 보유 중인데, 지난 27일 종가 기준 1주당 15만1500원이다.
이 회사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하더라도 증여세에 못미치는 약 1262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 다른 그룹 계열사 지분은 미미하고, 최근 배당을 확대키로 했지만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삼성전자 주식 처분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004년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 온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2014년 말 삼성전자 주식 보유분 29만3500주(50대 1 액면 분할 전) 가운데 4만8500주를 매도, 약 6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의 당시 지분(0.17%)은 주요 개인 주주 가운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38%) 홍라희 리움미술관장(0.7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0.57%)에 이어 4번째였다.
삼성전자는 "2016년 9월 28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정 부회장의 주식이 24만5000주"라는 사실을 공시한 뒤로는 정 부회장 지분에 대해선 비공개로 해왔다.
만일 그 이후 정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축소 등 변동이 없다면 2018년 5월 50대 1 액면분할로 1225만주를 보유하게 되며, 평가액은 지난 27일 종가 기준 8354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회장이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이마트 지분 10%를 정 부회장에게 추가로 증여하더라도 '삼성전자 주식'이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단 얘기다.
'범 삼성가' 신세계그룹이 완전히 계열 분리돼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정 부회장도 사촌지간인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과의 관계 등 '정성적 사유'를 감안해서라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한편 정유경 총괄사장도 이 회장으로 부터 증여받은 신세계 지분 8.22%에 대한 증여세를 1045억원 내야하는 데,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14%(108만964주)의 단순 평가액 만으로 1697억원이어서 정 부회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