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삼양식품-아시아나항공 오너들의 '씁쓸한' 수십억 퇴직금

박규리 기자 승인 2020.11.19 06:01 | 최종 수정 2020.11.20 14:58 의견 1
사진=각사 CI


30여년간 국내 항공업 양강 구도를 이룬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경쟁사였던 대한항공으로 넘어가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극심한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한때 재계 7위까지 몸집을 키우며 '호남 맹주 기업'으로 꼽혔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제 계열사별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금호아시아나의 추락'에는 오너의 경영 책임론이 우선 꼽힌다. 그럼에도 지난해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로부터 그룹 고문역과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약 65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책정받아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경영 부실에 책임이 있는 오너들이 막대한 퇴직금을 받는 행태를 견제해야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라면 업체인 삼양식품의 오너 사례는 더 의아하다. 전인장 회장의 부인인 김정수 사장은 지난 1월 회삿돈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에서 빠졌다가, 7개월 만인 지난달 전격 복귀했다. 전 회장의 경우 김 사장과 함께 혐의가 인정됐는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 사장의 재빠른 복귀에 대해서도 시민단체 비판이 나왔는데 회삿돈을 횡령 혐의로 유죄를 받았음에도 올 3분기 회사에서 퇴직금 40억여원이 책정된 것이다. 그후 4분기인 10월에 경영 복귀를 한 셈이다. 여기에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선임도 고려 중이란 얘기도 나온다.

삼양식품 측은 "퇴직소득은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주주총회 결의)에 따른다"며 "평균급여(월 기준급여 5833만원)와 근무기간(19년 11개월 근속), 직위별 지급률(사장직 350%) 등을 고려해 정한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직원들의 지난 한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3999만8000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김 사장의 퇴직금은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100년을 일해야 벌수 있는 큰 금액이다.

그나마 삼양식품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도 지분은 5.98%로 적지만,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바꾸며 '적극적 주주활동'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이 있어 그나마 고무적이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피 같은 돈을 한푼 두푼 모아 운용되는 만큼 역할을 다해야할 것이다.

대다수 샐러리맨이 퇴직금 1억원을 받기 위해선 일평생 땀흘려 일해야 할 정도다. 또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요즘의 현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역할이 많은 기업 최고경영자가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논란의 주인공들이 수십억원의 퇴직금을 받아가는 현실은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근본적으로 보수나 퇴직금과 관련해 외국 사례처럼 비지배 주주 다수의 동의를 주총에서 받도록 하는 제도적 견제 장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고려해 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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