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의 한 아파트 단지/사진=독자제공
경기 과천의 한 아파트 단지/사진=독자제공

"예전엔 연말 인사 시즌만 되면 누가 승진할지 소문에 모두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요즘엔 그닥 관심없어요. 오히려 누구 집값이 더 올랐는지가 관심이죠."

최근 수년간 부동산 폭등세가 이어지면서 대기업 인사 풍경도 확 달라지고 있다.

인사 하마평으로 가득할 것 같은 사무실도 조용하다. 한 대기업 직장인 A씨는 "요즘엔 아파트 등 자산 없이 개미처럼 일만하다 임원에 오르는 것 보다 직급은 낮아도 서울, 특히 강남에 집을 보유한 이들이 더 부러움을 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면서 회사에 충성하기 보단 일한 만큼 받고 나머지 시간은 부동산이나 주식 재테크에 공을 들이겠다는 기류가 많다.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등을 장기간 갚아나기 위해선 조기 승진보다 가늘고 길게 직장생활을 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다른 직장인 B씨는 "최근 수년간 월급 모으는 속도에 비해 집값 상승폭이 훨씬 가파르다보니 다들 근로 소득에 대한 회의감도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매 시세 뿐 아니라 전세도 급등하는 추세여서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서울의 경우 '전세가 71주 연속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주거 인기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 과천 시민 C씨는 "최근 주변 시세보다 1억원 낮춰 전세를 내놓았는데, 그날 곧바로 계약돼 최근의 전세난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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