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이 지난 25일 공개됐다. 정세량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한 ‘보건교사 안은영’의 시즌1은 총 6부작으로 제작, 공개와 동시에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불청객 한명쯤은 있다 했던가. 일부 누리꾼들이 ‘보건교사 안은영’를 시청도 하지 않은 채 이상한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이 ‘92년생 김지영’과 비슷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줄거리로 보나 기획의도로 보나 전혀 다른 두 작품임에도 ‘영’으로 끝나는 점, 배우 ‘정유미’가 출연한다는 이유를 들며 테러를 일삼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지난 2016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1982년 태어나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지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평범한 한국 여성의 일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보통의 여자들이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성차별과 불평등의 문제를 고발해 많은 여성 관객들의 환호를 얻었다. 일부 남성들은 ‘페미 소설’이라고 일컬으며 비판을 가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82년생 김지영’과 전혀 다른 이야기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와 함께 이를 해결해 가며 젤리를 무찌르는 이야기다. 홍인표는 타인에게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젤리귀신 세계라는 독특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앞세워 이제껏 보지 못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와 거부감이 드는 젤리 모습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지만 어느 순간 젤리 세계에 빠져 끝까지 보게 된다는 오묘한 작품이다.

이른바 ‘KTX를 타고 봐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두 작품은 어느 하나 겹치는 부분이 없다. 일부 남성들이 주장하는 ‘영’으로 끝나는 것과 정유미가 출연한다는 공통점만 존재한다.

감상은 본인의 자유라지만 어리석은 주장으로 하나의 작품을 아예 배재시키는 건 오히려 본인 손해가 아닐까 싶다. 자기들만의 공간에서 떠들어봤자 그 외 사람들에겐 ‘보건교사 안은영’ 속 출연하는 젤리에 불과하다. 무지개 칼과 비비탄 총알로 터트릴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선동을 벌이기보다 그 시간에 직접 작품을 감상하며 스스로 멍청함을 깨닫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82년생 김지영'(왼쪽)과 '보건교사 안은영' 포스터.
'82년생 김지영'(왼쪽)과 '보건교사 안은영'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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