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누출 사고에도 귀 닫는 구미산단 “작업장 요구했더니 무급 처리”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KEC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하라”
“KEC, 입장 전달에도 무급 및 인사조치 입장 공지해” 비판

천주영 기자 승인 2020.08.12 12:05 의견 0
KEC 로고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전 1시 47분께 구미시 공단동의 반도체 제조업체 KEC구미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트리콜로로실란이 든 가스통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트리클로로실란은 염화수소 냄새를 지닌 무색의 액체로 흡입 시 호흡곤란, 두통, 어지러움 등을 초래하는 물질이다. 그러나 사고 누출량이 113kg에 달하는 데도 KEC가 작업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기는커녕 ‘아프면 알아서 병원에 가라’고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KEC지회(이하 지회)는 12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지회 측에 따르면 KEC는 사고 다음 날 곧바로 청소작업에 노동자들을 투입시켰고, 일부 노동자들은 목 따가움, 어지러움 등 증세를 호소했다. 사측은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고 무급 및 인사조치를 운운하며 매일 작업을 강요했다. 

지회 측은 “재발방지와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작업지시를 거부하면 무급 및 인사조치하겠다며 겁박했다. KEC는 작업장 안전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급여를 무급으로 처리했고,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합리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지회는 지난달 28일 ‘구미화학재난합동방지센터’를 찾아가 사고 경위, 작업장 안전조치 확인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방지센터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KEC에 대한 수시점검이 진행되며 결과가 나올 때가지 작업을 종용하지 않도록 회사와 합의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는 방재센터와의 약속을 깨고 무급 및 인사조치 입장을 공지했다.

지회 측은 “고용노동부와 방재센터가 작업장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권고했으나 이마저도 무시했다.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호소를 짓뭉개고 있다”며 “KEC는 화학사고를 낸 기업으로써 책임을 인정하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재발방지와 함께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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