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투리 퀴즈로 '귄있다'라는 단어가 출제됐다. ‘귄있다’는 단순히 눈에 보여지는 외모만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사람, 마음 씀이 고운 사람에게 붙여지는 최고의 칭찬이다. 한 마디로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아우르는 말이다.

‘미스터트롯’ 김희재를 보면 ‘귄있다’가 어떤 의미인지 단숨에 이해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그에게 붙는 수식어마저 “오늘도 희며드세요”다. 외모, 인성, 실력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김희재에게 그 무엇보다도 찰떡인 말이다.

김희재의 트로트 실력은 이미 검증됐다. ‘미스터트롯’ Top7에서 여성트롯을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김희재뿐이다. 물론 다른 멤버들도 잘 부를 수 있지만 특유의 간드러짐과 고급짐은 김희재를 따라올 수 없다.

춤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김희재는 ‘미스터트롯’ 방송 당시 출연자 중 춤을 제일 잘 춘다는 찬사를 받았다. 라디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선곡에 딱 들어맞는 춤선을 선보였고, 어느새 그만의 시그니처가 됐다. 그렇게 그는 쏟아져 나오는 트로트 판에서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영리함을 보였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다. 방송사에서 ‘귄있는’ 김희재를 꽁꽁 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매력을 탐구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TV조선 ‘사랑의 콜센타’만 보더라도 분량 차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 게시판에 분량 관련 불만이 수십 개가 올라와도 바뀌는 건 없다. 최근 ‘이찬원 분량 차별’ 논란이 발생했을 때 “정말로 분량 차별 의혹을 제기해야 할 출연자는 김희재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인성논란이 있는 건 아니다. 방송에서 꼬투리가 잡힐 만한 행동을 보인 적도 없다. 하지만 김희재의 분량은 언제나 ‘티끌’이다. ‘착하게 굴면 피해를 본다’는 말이 저절로 이해가 될 정도다.

김희재가 없었더라면 ‘사랑의 콜센타’는 ‘도전 1000곡’에 불과했을 것이다. 쏟아지는 노래 홍수 속에 김희재는 유일하게 댄스를 선보이며 ‘사랑의 콜센타’를 한층 더 흥나게 만들었다. 제작진은 그의 공을 인정해야 하고, 기여도를 생각해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잘못된 판단으로 빙산의 일각이 돼버린 김희재의 ‘귄있는’ 실력과 매력을 이제라도 숨김없이 보여줄 수 있는 판을 깔아줘야 한다.

사진=김희재 인스타그램
사진=김희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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